그동안 주말 포함 단 하루도 빠짐없이 약 40일간 매일 필사를 해오고 있습니다.
필사하면서 느끼는 변화들에 대해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윔피키드 다이어리(diary of a wimpy kid)로 영어 원서 필사를 진행하고 있어요.
윔피 키드 wimpy kid로 영어 필사하는 이유
윔피키드 1, 2권은 그냥 눈으로 읽었었는데, 처음엔 낯선 표현들이 많아서 그냥 읽는 것조차 어려웠어요.
그런데 무자막 미드로 리스닝을 한참 하다가 1년쯤 뒤 다시 읽으니 점점 재밌게 읽어지더라고요.
중학생 수준의 꼬마가 자기가 겪은 일들을 일기로 적은 내용들이라 실생활 중심의 구어체 표현이 많아 살아있는 영어를 배울 수 있어요. 또 추상적인 내용보다는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있었던 일을 설명하는 단순한 표현들이 많아서 회화를 위해 배울 수 있는 표현들이 많겠다 싶어 영어 원서 필사 책으로 윔피키드를 선택했어요. 단기적 목표로 가장 빠르게 도달하고 싶은 라이팅 수준이 일단은 딱 이 수준 정도인 것 같기도 했고요.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표현을 문제없이 다 쓰고 말할 수 있는 상태가 일단 목표니까요.
일기라서 하루치씩 매일 필사하면 딱 좋은 분량으로 나눠져 있어서 그것도 좋았습니다.
1, 2 권은 이미 읽었으니 3권부터 시작했고요. 지금 거의 책의 90% 정도 진행한 상태이고, 끝부분 조금밖에 안남아서 며칠 내로 한 권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책이 끝나면 윔피 키드 4권으로 넘어갈지, 또 다른 책을 시작할지는 아직 생각 중입니다.
영어 필사 하는 방법 - 배껴쓰기가 아닌 외워쓰기
필사를 할 때 단순히 배껴적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문장을 최대한 외워서 적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글을 먼저 여러 번 읽고 내용을 파악하고, 모르는 표현이나 단어는 찾아서 정리하기도 합니다. 외우려면 문장 구조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문장을 하나하나 더 꼼꼼하게 보게 됩니다.
처음에는 한 문장씩 외워서 쓰고 다시 책과 비교하면서 틀린 부분을 빨간 펜으로 표시하면서 진행했어요. 그러다가 조금씩 한 번에 기억하는 분량을 늘려나가는 겁니다. 처음엔 한 문장에서, 그다음은 두문장, 한 문단 이런 식으로 요. 한문단이라고 해도 윔피 키드에서는 보통 두 세 문장 정도의 길이라 그리 길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이 방법은 국내 영자신문사에서 일하는 기자들이 필력을 높이기 위해 훈련하는 방법이라고 하더군요. 표현력도 높이고 한 번에 기억할 수 있는 문장 암기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해요.
40일 동안 매일 영어 필사의 효과는...?
사실 처음엔 딱히 효과를 몸소 느끼진 못했어요. 그런데 30일 차 정도가 넘어가는 순간부터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한 문장 외우는 것도 쉽지가 않고, 한참 동안 외워서 써도 틀리는 부분이 꼭 나와서 빨간펜으로 수정해줘야 하는 부분이 항상 생겼었습니다. 열심히 문장을 외우고 나서도 손으로 쓰려고 백지를 쳐다보면 머리가 하얘지는 일들이 반복되었죠. 그런데 한 달 후쯤부터 문장 암기력이 급격하게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어느 순간부터 문단 단위로 2,3번씩 읽으면 내용과 문장 구조가 머릿속에 들어오면서 사소한 관사조차 오타가 거의 없는 상태로 3, 4줄을 쭉쭉 써나갈 수 있게 된 거죠. 그리고 똑같이 하루치씩 분량을 하고 있는데도, 점점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더라고요.
처음엔 하루치 분량을 하는데 보통 1시간, 글이 좀 길 때는 2시간까지도 걸렸었는데 최근엔 짧은 글은 30분, 긴 글도 최대 1시간 10분 정도면 끝내 지더라고요. 처음보다 틀리는 부분은 훨씬 적은 상태로 빠르게 써 내려갈 수 있게 된 거죠.
문장을 외울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문장의 형태가 달라지게 된 것 같아요. 처음엔 단어 하나하나를 외우려고 하니 쉽게 외워지지도 않고 복잡한 느낌이 들어 문장이 조금만 길어져도 과부하가 왔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의미 덩어리 단위로 이해가 되니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긴 문단이 덩어리로 외워지는 거죠. 처음엔 문장을 외우고 나서 백지에 쓰기 시작할 때마다 막막한 느낌으로 시작했다면, 요즘엔 머릿속에서 밀려 나오는 문장을 빨리 쓰기 위해 손을 더 빨리 움직여야 할 것 같은 느낌으로 쓰고 있어요. 신기한 경험이죠.
영어 원서 필사를 시작한 이유
영어를 읽거나 들으면 이해가 되는데 막상 내가 말하거나 쓰려고 하면 어렵잖아요.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싶어서 시작했어요. 예전에 한참 영어 듣기를 많이 하니 머릿속에 떠오르는 영어들이 많아져서 한동안 영어일기를 쓰기도 했었어요. 그런데 떠오르는 문장은 미드에서 많이 들은 문장 들일뿐이고 막상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어떻게 쓰는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쓰려면 번역기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고, 내가 아는 표현도 너무 한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항상 쓰던 표현만 쓰게 되는 기분. 아직 공부가 더 필요하겠구나 싶어서 잠시 멈췄어요. 영어 필사를 하면서 좀 더 다양한 표현과 문장 형태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결론적으로는 잘한 선택 같아요. 매일 일정한 시간을 들여 영어문장을 외우고 손으로 쓰는 작업은 무언가 꾸준히 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주고, 내가 쓴 필사 노트의 페이지들이 늘어갈수록 너무 뿌듯하죠. 그리고 손으로 무언가를 쓰는 시간을 매일 가지는 거 자체가 힐링이기도 하니까요. 앞으로도 원칙을 가지고 매일 해보려고 해요.
그리고 필사는 꼭 손으로 써야 하나요?라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실까 봐 링크하나 공유합니다.
잘 기억하고 싶은 내용은 손으로 종이에 쓰는 게 유리하데요.
자세한 내용은 링크의 내용을 참조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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