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사들의 영어공부법 - 영어 문장 똑같이 외우기 (메모리 스팬)

얼마 전 영어공부 유튜브를 보다가 메모리 스팬(Memory Span)이라는 말을 접했는데요. '말을 기억하는 범위'를 뜻하는 말입니다. 영어를 들었을 때 듣는 순간엔 무슨 말인지 알아들은 것 같았는데 다시 말해보려고 하면 전혀 기억이 안나는 증상 느껴 보시지 않았나요? 

 

통역사들의 영어공부방법

 

 

외국어의 끝판왕, 통역사들은 직청 직해는 기본 베이스고, 그걸 기억해서 유려하게 해석한 후 즉석에서 바로 전달하는 사람들이죠. 그만큼 혹독한 훈련을 통해 실력을 쌓는다고 합니다. 얼마전 영화 '기생충' 시사회에서 놀라운 통역 실력을 보여준 '샤론 최' 기억하시죠. 한국말로 들어도 바로 깔끔하게 정리하기 힘들 말들을 하나하나 다 기억한 다음 즉석에서 아주 쉽고 정확하면서도 깔끔하게 전달하는 능력에 다들 너무 놀라워했었죠. 어떻게 그런 순발력과 문장력이 가능한지 믿기지 않을 정도였는데요. 

통역사들은 메모리 스팬을 늘리는 훈련을 별도로 한다고 합니다. 

 

아래 내용은 인터넷에서 검색한 통역사들의 영어공부법에 관한 내용입니다. 

 

 

 

메모리 스팬(memory span)을 늘려라.
즉 들은 이야기의 의미를 잊지 않고 모두 다시 말할 수 있도록 기억력을 늘려야 한다. 훈련되지 않은 사람은 어떤 이야기를 듣고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이 의외로 부족하다. 영어로 뉴스를 들으면 실력이 모자라서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지만 이해는 했는데 지나고 나면 씻은 듯이 사라져서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메모리 스팬 연습은 혼자서 하는 것이 좋다.

1단계 : 한글 신문을 보고 문장을 천천히 읽은 다음, 똑같이 말할 수 있을때까지 되풀이해서 외운다.
일간 신문의 가장 좋아하는 면을 편다. 가장 흥미있는 기사를 본다. 먼저 한 문장만 소리 내서 천천히 읽는다. 그런 다음 눈을 떼고 방금 읽은 문장을 소리 내서 똑같이 되풀이해본다. 잘 안될 것이다. 그러면 다시 똑같은 문장을 소리 내서 읽는다. 그런 다음 다시 눈을 떼고 똑같이 소리 내서 말해본다. 그런 다음 자신이 말한 것이 원문과 똑같았는지 확인한다. 조금이라도 다른 부분이 있었으면 다시 소리 내서 읽고 또 눈을 떼고 똑같이 되풀이한다. 그렇게 하기를 열 번이라도 해서 똑같아질 때까지 반복한다. 똑같이 되면 그다음 문장을 소리 내서 읽고 또 눈을 떼고 반복한다. 이것을 매일 10분 정도 한다. 약 3개월 하면 보통 길이의 한 문장은 한번 보면 눈을 떼고 완벽하게 할 수 있는 실력이 된다. 그러면 그때부터 두 문장을 한 번에 읽고 눈 떼고 하는 반복하는 연습을 한다. 역시 3개월 정도 하면 된다. 그러면 그다음에는 3 문장에 도전한다. 3 문장을 할 수 있는 실력이 되면 메모리 스팬은 일인자이다. 통역대학원에 가면 선두그룹에 속한다.

2단계 : 해당방법을 영자 신문으로 연습한다. 
영자 신문이나 주간지로 연습한다. 영어 한 문장을 읽고 눈 떼고 우리말로 통역한다. 그런 다음 자신이 한 것이 맞는지, 빠트린 것이 없는지 확인한다. 역시 한 문장씩 완벽할 때까지 반복 연습한다. 잘 되면 두 문장에 도전하고 또 잘 되면 3 문장에 도전한다. 그 이상은 불가능하고 또 할 필요도 없다.

 

제가 이 영어공부 방법에 공감하는 이유는 제가 두 달 가까이 영어문장을 외워서 필사하는 방법을 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저는 윔피키드 다이어리 Diary of wimpy kid라는 중학생 수준의 쉬운 책으로 필사하고 있어요. 읽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외워서 쓰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너무 어렵지 않으면서도, 그렇다고 너무 쉬워서 김 빠지지 않을 정도의 난이도를 찾다 보니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이 책을 활용해 매일 하루치 일기를 평균 1시간 정도 걸려 필사하는 과정에서 느껴진 게 많아서 공유해보려 해요. 

 

 

처음엔 한 문장씩 외워서 쓰는 것도 너무 힘들었어요. 실컷 여러번 중얼거리면서 외워도 막상 문장에서 눈을 떼고 노트를 바라보는 순간 그때마다 눈 앞이 새까매지는 느낌이었달까요. 그 캄캄한 느낌을 매 순간 받으면서 필사를 진행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시간이 갈수록 한 문장도 외우기 어렵던 것이, 한 문장이 아니라 두 문장도 외워지고, 한 달이 지난 시점부터는 한 문단을 통째로 외워서 쓰는 게 가능해지더라고요. 한문단이라고 해도 그렇게 긴 건 아니지만 단어의 양으로 따지면 꽤 되죠. 

 

윔피 키드의 한 문단

I remember in preschool, when playtime was over, the teacher would tell everyone to put away their toys, and we would all sing the "cleanup song" while we did it. Well, I sang the song with everyone else, but I didn't do any of the actual cleaning. 

유치원 때가 생각이 나는데, 놀이 시간이 끝나면 선생님이 모두에게 자기 장난감을 치우라고 했어. 우리는 그걸 치우면서 '청소 송'을 불렀지. 음, 나도 다른 애들이랑 같이 노래는 불렀는데 실제로 청소는 하나도 안 했어. 

 

눈으로 보면서 소리내 읽어보고, 외우는 걸 도전해보면서 막히는 부분을 곁눈질하면서 더듬더듬 몇 번 외워보고 나면 문단을 처음부터 끝까지 관사나 전치사도 틀리지 않고 쓸 수 있게 되는 거였어요. 외워지는 속도도 점점 빨라져서 집중력이 높을 때는 한두 번 읽어보고 바로 문단이 외워지는 날도 있었죠.   

 

 

메모리 스팬이 짧을 땐 단어 위주로 받아들여 정보량이 많게 느껴진다.

이게 어떤 느낌이냐면, 처음에 문장을 외우려고 했을 때는 전체적인 문장이 눈에 들어오는게 아니라 단어 하나하나를 외워서 써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문장이 짧아도 외워야 하는 단어의 갯수가 무척 많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뇌에 과부하가 걸리는 느낌이 들었죠. 그 땐 저의 메모리 스팬이 아주 짧은 상태였던 것 같아요. 

 

 

메모리 스팬이 길어질수록 스토리 단위로 들어와 외울 정보량이 작아진다. 

그런데 지금은 단어 단위가 아니라 의미단위로, 스토리 단위로 기억이 되면서 문장이 길어도 줄줄 외울 수 있게 되었어요. 내가 문장을 말할 때 내 머리속을 생각해보면 단어를 기억하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기억해서 말한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 이야기를 문장으로 어떻게 표현하는지는 그 문장을 읽으면서 파악을 하는 거고요. 그래서 단순 단기 기억보다는 좀 더 높은 차원으로 외워지는 것 같아요. 왜냐면 문장을 외우다가 다른 일을 하고 와도 기억이 나는 걸 보면요. 이게 메모리 스팬을 키우는 작업이었던 거죠.

 

 

필사를 할 때 아무 생각없이 문장을 베끼는 작업은 그야말로 손만 아픈 작업일 수도 있어요. 좀 더 천천히 글을 읽게 되니 음미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외국어다 보니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글자만 따라 쓰게 될 수도 있거든요. 손글씨 연습을 위한 힐링타임이 아닌 이상, 이건 영어공부에 크게 도움이 안 될 것 같다는 거죠. 필사를 통해 영어 문법과 영어표현을 익히고 싶다면 좀 더 뇌에 부하를 주는 방식으로 해야 발전 속도가 빠릅니다. 처음엔 좀 귀찮고 괴로울 수 있는데 그만큼 뇌가 발전해서 영어문장을 더 잘 받아들이게 되니까요. 

 

 

한국말을 잘하는 연습을 하기 위해서도 신문이나 책을 읽고 똑같이 외워서 말해보는 연습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사실 한국말로도 자기 생각을 또박또박 잘 말하고, 다른 사람의 얘기를 깔끔하게 기억해서 정리한다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좀 귀찮지만 뇌를 자꾸 괴롭혀서 능력치를 올려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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