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독할 수 있는 영어 원서를 고르는 법

영어 원서를 완독 한다는 것이 엄청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하거나 그 자체에 대해 큰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사실 저도 1, 2년 전만 해도 그렇게 생각했고 아예 도전할 엄두도 나지 않았던 일이기에 그 마음을 충분히 압니다. 그런데 사실, 해보면 별거 아니거든요. 오늘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독 할 수 있는 영어 원서를 고르는 법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영어원서를 고르는 법

 

영어 원서 완독에 대한 오해를 버리자 

사람들이 오해하는 게 있는데요. 혹시 한글로 소설책을 읽을 때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무조건 한글사전을 찾아가며 뜻을 완벽히 이해해가면서 읽나요? 문맥상 대충 어떤 뜻인지 이해가 가면 넘어가고 이야기 위주로 이해하면서 읽지 않나요? 저는 후자거든요. 대부분의 분들이 저처럼 편안하게 스토리 위주로 이해하면서 책을 읽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영어 원서를 읽을 때는 내가 모르는 단어를 모조리 찾아서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제 생각에 이건 학창 시절 독해 공부할 때의 영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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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맨 처음 영어 원서를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을 때 책을 꺼내 들고 첫 페이지를 펴자 모르는 단어가 우수수 쏟아졌어요. 그 단어를 하나하나 찾다 보니 그 한 페이지의 내용도 파악하기 전에 지쳐서 더 이상 읽고 싶은 생각이 안 들더군요. 그렇게 딱 한 페이지를 읽고 영어 원서를 덮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 식으로 책을 읽는다면 누구도 두꺼운 영어 원서를 완독 하기 힘들 거예요. 영어 원서뿐만 아니라 한글책도 그런 식으로는 완독 하기 힘들겠죠. 

 

 

문맥으로 내용흐름을 이해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 

영어 원서를 읽다 모르는 단어가 나왔을 때 문맥의 앞뒤 흐름상 내용 유추가 가능해서 사전 없이도 스토리 파악이 가능하다면 그냥 그대로 단어를 찾지 않고 쭈욱 책을 읽어도 무방합니다. 그럼 그 단어를 계속 모른 채 지나가게 되지 않냐고요? 만약 그 단어가 정말 중요하고 자주 쓰이는 단어라면 수없이 반복해서 나올 테니 아무리 다양한 문맥에서 봐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싶으면 그때 찾아봐도 늦지 않아요. 단어라는 게 정말 궁금해서 이게 도대체 뭘까 싶을 때 뜻을 알게 돼야 기억도 더 오래가는 편이거든요. 아님 책을 읽으면서 펜으로 살짝 표시해뒀다가 그날 독서를 마치고 나서 한꺼번에 찾아보는 것도 괜찮고요.

 

저 같은 경우는 원서를 보통 킨들 같은 전자책으로 보는데요. 정말 궁금한 단어는 꾹 누르면 영영사전을 팝업으로 보여주는 기능이 있어 그걸 활용합니다. 하지만 내용을 이해하는데 방해가 될 만큼 뜻을 모르는 단어일 때만 사용하고 대충 문맥상 이해가 되면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문맥상 단어를 몰라도 이해되는 건 어떤 걸까요? 

저도 처음엔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되지 않았는데요. 단어를 몰라도 이해가 된다니 이상하지요? 퍼즐 같은걸 생각해보면 좋을 듯합니다. 전체 그림의 80~90%가 맞춰진 퍼즐이 있는데 피스 한 두 개가 빠져있다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그 피스 한두 개 때문에 전체 그림이 하나도 안 보인다고 하는 건 말이 안 되겠죠? 그래서 보통 원서를 고를 때 페이지를 하나 펼쳐서 모르는 단어가 10% 이하인 책을 읽으라는 말을 하는 겁니다. 그 모르는 단어들은 꾸준히 원서를 읽다 보면 알기 싫어도 저절로 알게 됩니다. 끝까지 모르는 단어들은 그만큼 자주 안 나오니 몰라도 되는 단어라는 소리고요.  

이 말은 반대로 말하면 내가 단어를 너무 몰라서 문맥을 파악하기 위한 문장 자체를 이해할 수 없는 책이라면 지금 나에겐 읽기 힘든 책이라는 뜻입니다. 영어원서를 고를 땐 항상 내 실력보다 살짝만 높은 수준의 책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쉬운 건 김 빠지고, 너무 어려운 건 맥 빠지거든요. 

 

 

책 고르는 기준은 첫째도 재미, 둘째도 재미입니다. 

영어원서를 읽으려는 목적이 뭘까요? 영어공부가 목적일 수도, 독서 자체가 목적일 수도 있는데요. 저는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무조건 재미가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재밌다고 하는 기준이 아니라 나한테 재밌는 기준이요. 보통 처음 도전하는 분들이 원서 읽기에 재미를 못 붙이는 이유는 책 선정을 남한테 맡기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남이 아무리 재밌다고 하더라고 나한테는 재미없을 수 있거든요. 보통 사람들이 원서 읽기로 많이 추천하는 책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그중에 재미없는 책도 분명 섞여있어요. 아무리 고전이고 평이 좋은 훌륭한 책이라고 해도 내가 한글책으로도 읽기 싫은 책을 영어로 읽을 수 있을까요? 책이 재미없을 뿐인데 난 역시 안돼 하면서 영어 원서 읽기를 포기하게 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가요. 

원서 읽기는 무조건 취향껏 고르세요. 저는 스릴러랑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전개되는 소설을 좋아합니다. 좀 막장스럽거나 유치해도 괜찮아요. 내가 읽기에 재밌다면요. 문학성 높고 진지한 성찰이 담긴 어려운 책은 한글책으로 읽으세요. 그게 훨씬 효율적입니다. 영어공부와 지식 축적을 동시에 하기 위해 일부러 인문학 책이나 사회과학 서적을 영어 원서로 읽는다? 저는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해요. 그쪽으로 엄청난 관심이나 지식이 있어서 특별히 좋아하는 게 아니라면요.

 

아래 링크 포스트에 영어로 모든 걸 공부하려고 하는 몰입식 교육에 대한 폐해가 자세히 설명되어있어요.  

단단한 영어공부 :: 영어를 잘하려면 모국어도 잘해야 한다



영어 원서를 지속할 수 있는 힘은 재미일 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그동안 재미없는 책을 잘못 골랐다가 진도도 안 나가고 읽은 게 아까워 포기도 못하는 바람에 몇 개월씩 세월을 허비하고도 결국은 완독 하지 못한 책들이 꽤 있어요. 빨리 털어내고 재밌는 것들 위주로 읽었다면 더 많이 읽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들더라고요. 다음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시간 날 때마다 집어 들고 읽게 되는 원서를 골라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비문학보다는 이야기가 진행되는 소설 위주로 읽습니다. 사건과 사람 위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사람의 특정 행동이나 상황에 대한 묘사에서 배울 수 있는 표현도 많아요. 

그리고 성인 타겟 소설이라고 해서 꼭 아이들 도서보다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더 명쾌하고 쉽기도 해요. 특히 뉴베리 수상작 같은 아이들 문학은 문학적인 표현과 묘사가 많아 오히려 가벼운 성인 소설보다 어렵기도 합니다. 

 

 

초보에게 추천하는 영어 원서가 있나요? 

만약 이제 처음으로 영어원서에 도전하고 싶은 초보 시라면 매직트리하우스 시리즈를 몇 권 읽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시리즈가 엄청 많고, 글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책이라 한정된 몇 개의 단어가 처음부터 끝까지 엄청나게 반복되어 나오면서도 이야기는 꽤 흥미롭습니다. 남매가 숲 속의 트리하우스에 가서 전혀 다른 시대의 다른 장소로 이동하여 갖가지 모험을 하는 판타지 같은 이야기인데요.

처음에 매직 트리 하우스 시리즈를 읽으면서 조금씩 자신감을 키웠어요. 한 권 읽는데 한 시간 정도 걸리더라고요. 이야기 패턴이 계속 반복되기 때문에 계속 읽으면 자신감이 생기는 동시에 좀 지루해져요. 7~8권 정도 읽고 나니 좀 더 어려운 걸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뒤로는 로알드 달 시리즈를 읽었어요. 마틸다, 찰리의 초콜릿 공장 같은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내가 영어로 진짜 소설을 읽을 수 있구나 하는 걸 체감했죠.  그렇게 하나씩 늘려갔던 것 같아요. 


또 스릴러를 좋아하신다면 <silent patient 사일런트 페이션트>도 추천드려요. 좋은 표현도 정말 많았고, 문장도 쉬운 편인데다가 내용이 정말 재밌어요. 도대체 범인이 누구야! 하면서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책이라 강추합니다. 최근에 읽은 <The midnight library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도 정말 재밌었고요.  

영어원서 추천《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The Midnight Library》무한한 가능성의 세계

 


 

영어 원서는 공부가 아니라 순전히 재미와 즐거움을 위해 취미생활로 읽는다고 생각하세요. 그래야 재미를 느끼고 완독 할 수 있습니다. 많이 읽다 보면 영어실력은 저절로 늘 수밖에 없어요. 영어 원서 읽기 너무 겁내지 마시고 쉬운 거부터 한 걸음씩 도전해보셨으면 좋겠네요. 같이 읽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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