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듣고 있는 그 음악, 사람이 부른거 아니에요. AI 음악의 충격..
- 지식쌓기/사회 트렌드
- 2024. 12. 23.
얼마 전의 소름돋던 기억을 소개하겠다. 유튜브에서 듣기 좋은 카페 배경음악 팝송을 듣다가 노래가 너무 좋아서 무슨 노래인가 검색을 시작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똑같은 노래가 나오지 않고, 스포티파이까지 열심히 뒤졌지만 같은 노래를 찾지 못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온몸의 털이 쭈뼛 서는 느낌과 함께 이 노래들이 모두 AI가 만들고 부른 노래라는 걸 깨달았다. 모든 노래가 고른 품질로 듣기 좋은데 이상하게 모든 노래의 목소리가 똑같았구나 싶었다. 하지만 분명 조금도 어색한 느낌이 없었단 말이다.
실제로 검색해보니 AI로 음악을 만들어서 음악 유튜브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많고, AI 음악 사이트도 존재한다. 처음엔 사람이 아닌 AI의 음악을 듣는 것이 꺼림칙해서 일부러 피했다.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진짜 사람이 부르는 노래보다 AI의 노래가 더 듣기 좋고 귀에 거슬리지 않아서 점점 내가 일할 때의 배경음악은 AI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이런 음악 유튜브들은 보통 AI 음악이라는 것을 밝히지 않고 운영한다. 댓글을 보면 노래가 좋아서 음원 사이트에서 노래를 찾고 싶은데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AI 음악 임을 알 수 있는 방법은 플레이 리스트에 가수 이름이 함께 적혀있는지 확인하면 된다. 보통 노래제목만 플레이 리스트로 써놓기 때문이다. 가수명 없이 노래제목만 리스트로 나열되어 있다면 90% 이상의 확률로 AI의 음악이다. 하지만 아무 생각없이 들어서는 전혀 알수가 없다. 사람이 만든 음악보다 듣기 좋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듣기 좋아하는 소리와 분위기를 절묘하게 섞어서 만들었기 때문에 실제로 정말 듣기가 좋다. 그래서 좀 무섭다. 내가 이 소리에 적응해가고 있다는 사실이.
이런 식으로 나는 점점 디지털 세계에서 많은 것들이 사람인지 AI인지 구별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AI가 쓰는 글들이 점점 사람이 쓰는 글과 구별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앞으로는 잘 쓴 글일수록 AI가 쓴 것이 아닐까 더 쉽게 오해받기 쉬울 것 같다.
요즘 시간을 들여서 글을 쓰는 것이 점점 귀찮고 두려워진다. 내가 오랜시간 고민해서 쓴 글이 챗GPT가 10초 만에 쓴 글보다 못 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기가 생겨 더더욱 직접 써보려고 한다. 정보를 소개하는 글은 AI가 잘 쓰겠지만, 그래도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글도 어딘가 있지 않을까. 지금 이 글은 정말 사람이 쓴 게 맞을까? 맞다. 안심하시라. 참, 요즘 세상엔 내가 사람이라는걸 증명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다.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SF같은 세상이 된 건지.
https://youtu.be/XlI5p2EsepY?si=yewy9rOizXn36FS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