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트영 정기구독을 시작한 지 한 달, 한 달이라니 귀엽지만 한 번도 안 빼먹고 한 달을 잘 끝낸 기념으로 입트영 영어공부 2월 결산 후기를 한번 적어봅니다.
제 블로그가 입트영 내용으로만 꽉 찰만큼 2월엔 입트영에만 거의 올인한 느낌이네요. 그만큼 한 달 동안 성실하게 예습, 영작, 방송 듣기, 복습, 낭독을 하루도 빠짐없이 열심히 했어요. 남편이 저를 보더니
"도대체 뭐 때문에 이렇게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는거야?"
라고 하더라고요. 글쎄요.. 나도 모르겠어요..글적글적.... 그냥 영어 공부하는 게 재밌네요 ㅋㅋ
앞으로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으나 우선 이번 한달동안 어떻게 공부를 했는지 정리해볼게요.
영어공부 데일리 루틴
한글 지문만 보고 영작 - 교재 지문 공부 - 입트영 본방 듣기 - 복습하면서 낭독 연습 - 낭독 녹음
먼저 방송 전날 무조건 미리 예습을 합니다. 예습 방법이 중간에 한번 바꼈는데요. 처음엔 교재 영어 지문을 보기 전에 먼저 영어 MP3를 듣고 딕테이션(받아쓰기)해서 내용을 파악하고 난 다음 영어 지문을 보면서 모르는 표현들 파악하고, 영어 표현들을 블로그에 정리하는 방식으로 했었는데요.
2주 정도 그렇게 하다 보니 내가 뭔가 입트영 교재의 본분을 망각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입이 트이는 영어'라면 이 표현들로 입이 트일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왜 귀만 트이도록 공부하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들어서 바로 딕테이션 대신 한글 지문만 보고 내 나름대로 영작해서 영어문장을 만들어보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방송 당일엔 입트영 방송을 듣습니다. 들을땐 무조건 귀트영(귀가 트이는 영어)랑 세트로 들었어요. 입트영과 귀트영이 같은 주제를 가지고 진행되는거라 두 가지를 같이 듣는 것이 도움이 되더라고요. 입트영은 청취자의 사연을 가지고 영작하여 공부하는 방송, 귀트영은 같은 주제를 가진 신문기사 등을 가지고 리스닝 및 리딩 연습을 하는 방송이에요.
초반엔 호기롭게 일어나서 새벽 6시 20분 귀트영부터 시작되는 본방사수를 할 수 있었는데 점점 뒤로 갈수록 늦잠을 자는 바람에 2월 중반 이후로는 오후 1시 20분 대 방송을 많이 들은 것 같아요.. 이 부분은 반성...ㅋㅋ 그래도 절대 그날을 넘긴 적은 없습니다.
방송을 듣고 나서는 다운받아둔 지문 mp3를 틀어두고 영어지문을 원어민 녹음과 100% 싱크로율로 낭독할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합니다. 속도, 억양, 강세 모든걸 똑같이 하려고 노력해요. 여러 번 읽어서 똑같이 낭독할 수 있을 정도가 되면 녹음을 시작합니다. 녹음은 한 번도 실수 없이 마음에 들 때까지 시도한 다음 최종본만 남기고 지우는 방식으로 합니다. 보통 연습부터 녹음 완료까지 약 1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입트영 영작의 장점은?
입트영은 청취자의 사연으로 영작을 해서 공부하는 방송이라 교재 왼편엔 청취자 한글 사연, 오른쪽엔 그 내용을 원어민들이 영작한 영어 지문이 있습니다. 영어 지문을 스포 당하지 않으려고 공책으로 철저히 가린 다음 한글만 보면서 직접 영작을 해보는 거예요.
시작하기 전에는 그 문장들을 내 실력으로 영작한다는 게 도무지 가능할 것 같지가 않았어요. 사실 영작이 겁나서 그나마 쉬워 보이는 딕테이션으로 피했던 거였는데요. (예전엔 듣기도 무서워해서 리딩으로 피했었음..) 언제까지 무서워서 피할 거냐 싶어서 그냥 이 딱 물고 중순쯤부터는 직접 영작을 시작해봤습니다. 내가 해본 엉터리 영작도 전부 블로그에 올렸어요. '아니, 내가 원어민이 아닌데 당연히 틀리지!'라고 생각하니 별로 부끄럽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영작이 생각보다 재밌데요!? 영작하면서 '아, 진짜 모르겠다! 이건 진짜 엉터리야!' 하면서 꾸역꾸역 완성했는데 의외로 교재와 싱크로율 높게 문장이 잘 만들어진 경우도 많았고요. 표현은 달라도 의미는 통하도록 만들어질때도 많더라고요. 해당 표현을 잘 모르면 비슷한 표현으로라도 돌려서 영작하는 연습을 했더니 점점 영작하는데 저항감이 줄어들더라고요. 영작을 하고 나서는 영어 지문을 바로 보는 대신 MP3로 지문을 들으면서 내가 쓴 거랑 어떻게 다른지 먼저 소리로 확인합니다.
영작하면서 '이거 뭐였더라?', '이런 말은 어떻게 표현하지?' 생각했던 걸 잘 쓰여진 지문으로 확인하게 되면 그게 은근 카타르시스가 있더라고요. 개인 영작 첨삭지도 같기도 하고요. 영어 지문을 바로 볼 때는 잘 몰랐는데 내가 쓴 거랑 비교하면서 보니 '입트영 교재 지문 참 잘 쓴 글이네' 하는 생각도 새삼 들었어요. 그래서 더 소중하고 재밌게 공부했던 것 같아요.
내가 먼저 고민을 한번 하고 난 다음 영어표현을 보면 훨씬 오래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영작을 생활화하다 보면 어디서 영어문장이나 표현을 볼 때 예사롭게 보지 않고 나중에 써먹어야지 하는 시선으로 영어 표현을 보게 됩니다. 그만큼 더 기억에 잘 남겠죠?
입트영 낭독, 효과 있나요?
완전 효과 있어요!! 강추! 입트영 낭독 프로젝트가 있더라고요. 매일 그날 배운 지문을 예쁘게 낭독해서 인스타등의 SNS에 올리는 프로젝트인데, 저는 그냥 저 혼자 진행했어요.(너무 오글거려서 올릴 자신이 없었음ㅋ) '영어 낭독이 뭐가 어렵다고..' 하는 생각 드시죠? 근데 원어민이랑 똑같은 속도로 버벅이지 않고 낭독하려면 꽤 많은 연습이 필요하더라고요. 속도, 연음, 강세, 끊어읽기까지 정말 세세하게 체크하면서 따라 했어요.
처음에 녹음한 내 목소리를 들었을 땐 좀 충격이었어요. (너무 못해서...) 녹음할 때는 내 발음이 그렇게 꼴불견인지 몰랐거든요. 한국인들이 일부러 혀 꼬아서 내는 그런 듣기 싫은 발음이더라고요. 그래서 그거 고치고 싶어서 열심히 했는데요. 낭독하다 보니 생각보다 빠르게 나아졌어요. 속도도 빠르게 붙고 꼭 낭독한 글이 아니라 다른 글을 읽을 때도 그 여파가 남아서 원어민처럼 읽으려고 하게 돼요. 발음도 많이 클리어 해지고 이제는 그렇게 듣기 싫은 발음은 아닌 거 같아서 이제는 SNS에 올려도 되려나? 하는 생각도 했어요 ㅋ (아직 생각 중..ㅋ)
한 달만 매일 연습해도 이렇게 나아지는데 계속하면 얼마나 더 좋아지겠어요. 실제 스피킹 실력이 느는 건 좀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낭독으로 발음 고치는 건 생각보다 빠르게 되니 꼭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3월의 영어공부 계획은?
2월 동안 너무 입트영으로만 블로그가 도배된 것 같아 3월에는 좀 더 다양하게 다른 내용들도 포스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어 공부하면서 들었던 생각이나 혹은 미드나 신문, 원서에서 봤던 표현들을 정리하는 것도 좋고, 좀 더 다양한 루트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뭔가 생각 없이 지속할 수 있는 데일리 루틴이 있다는 건 참 좋은 것 같아요. 뭘 할지 어떻게 할지 고민할 필요 없이 그냥 하면 되니까 더 빼먹지 않고 하게 되더라고요. 그 루틴으로 뭔가 매일 쌓이는 게 생기니까 더 재미도 붙는 것 같고요. 영어공부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꼭 매일 뭔가 하는 데일리 루틴을 만들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