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문학동네 무료 웹진 ::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이슬아 X 남궁인)
- 덕밍아웃/기타
- 2021. 5. 10.
독자와의 글 직거래를 추구하는 연재 노동자, 이슬아 작가를 아시나요? <일간 이슬아>를 비롯해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너는 다시 태어나려고 기다리고 있어> 등등의 책을 재밌게 읽고 팬이 되었는데요. 웃기고 솔직한데 가끔 뼈를 때리고, 징그럽게 잘 써서 살짝 얄미우면서도 계속 응원해주고 싶은 작가입니다.
이슬아 작가의 인스타를 팔로우 하고 있는데 예전부터 이슬아 작가가 남궁인 작가와 함께 서로 편지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주간 문학동네에서 글을 연재한다는 글을 봤었어요. 캡처본으로 올라온 글만 봐도 무지 재밌어 보였는데 나중에 봐야지 하다가 이제 드디어 18회를 끝으로 연재가 끝났다고 하네요. 무료 웹진이라고 해서 언제든지 볼 수 있는 글인 줄 알았는데 그 글이 5월 13일부터 비공개가 된다고.... 두둥!!
그래서 급하게 주간 문학동네 사이트에 들어가봤습니다.
주간 문학동네 웹사이트
아니, 생각보다 사이트가 아주 깔끔합니다. 그리고 이슬아 X 남궁인의 글뿐만 아니라 다른 작가의 글들도 매주 연재되고 있었어요. 흔한 광고하나 없이 깔끔하게 글만 최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글씨체부터 UI까지 엄청 신경 써서 만든 사이트 같더라고요. 여기서 주간 연재된 글들은 연재가 끝나면 비공개로 돌려지고 책으로 출간됩니다.
주간 문학동네 완결 / 출간된 작품
출간된 작품들을 보니 베스트 셀러로 많은 사랑을 받은 정세랑의 <시선으로부터,>와 김금희의 <사랑 밖의 모든 말들>도 보이네요. 주간 문학동네에서 무료로 그것도 실시간으로 작가들의 퀄리티 있는 글을 구독할 수 있는 거였다니, 이제야 알게 된 게 아쉽더라고요.
근데 출간까지 할 글인데 이렇게 무료로 오픈해도 되나 싶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사이트에서 아주 철저하게 무단복제를 금지해놨습니다. 오른쪽 마우스 클릭은 당연히 금지고, 사이트 코드도 보지 못하도록 막혀있어요. 그러니 간직하고 싶은 부분은 살짝궁 캡처정도만 해두는 걸로.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는 서로가 주거니 받거니 하며 이어지는 서간문인데요. 처음엔 '가제'로 정한 제목이었다고 하는데, 그냥 제목으로 굳어질 듯 보이네요ㅋ 남궁인 작가는 <만약은 없다>라는 에세이로 유명한 의사죠. 그 에세이는 아직 못 읽어봤어요. 근데 이 서간문을 읽다보니 <만약은 없다>도 얼른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친절한 의사를 별로 본 적이 없어서 의사에 대한 이미지가 별로 좋진 않은데, 이슬아 작가가 이 분의 친절함에 대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걸 보니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래도 할 말은 하는 이슬아, 첫 편지부터 글의 느끼함에 대한 지적질이 담긴 편지로 선빵을 날립니다. 이슬아 작가의 선빵 편지 일부 한번 보실래요?
첫 번째 편지를 읽으면서부터 히죽히죽 웃음이 나왔어요. 자기보다 10살이나 많은, 의사 선생님인 작가를 상대로 '선생님 글은 느끼해요, 까르보나라적이네요.'라고 글에 대한 대찬 지적질을 하는가 하면, 선빵을 날리는 쇼미 더 머니의 래퍼처럼 마이크를 꽝 떨어뜨리며 제대로 상대를 도발하는 편지. 하, 이건 정말 이슬아라서 가능한 글이다 싶었어요. 상대를 당황시키는 솔직함인데 미워할 수가 없는 글이죠. 근데 그 글에 대한 남궁인 작가의 답장이 더 웃깁니다.
생각지도 못한 선빵에 동공지진이 일어나 땀을 삐질삐질 흘리는 남궁인 작가의 모습이 상상되는 것 같아서 너무 웃겼어요. 자기는 부드럽고 느끼한 버전으로 쭉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훅 들어온 공격에 본모습이 훅 나와버린 느낌 ㅋ 남궁인 작가에 대해서는 사실 잘 몰랐어요. 잘 나가는 베스트셀러의 잘생겨 보이는 옆모습 프로필 사진으로만 접해서 말쑥하고 젠틀한 이미지로만 상상했는데 편지를 보니 완전 반전의 사나이더라고요.
이렇게 알콩달콩 귀여운 편지들이 주거니 받거니 18회까지 이어집니다. 오늘기준으로 이제 비공개되기(2021년 5월 13)까지 3일밖에 안 남았으니 다 읽으려면 서둘러야 해요. 저도 아직 반 정도밖에 못 읽어서 서둘러서 얼른 나머지도 읽으려고요. 그리고 혹시 다 못 읽으셔도 7월에 책으로 엮어서 나올 예정이라고 하니 그때 구매하셔도 됩니다.
글을 읽으면서 서간문, 편지의 매력에 대해서도 많이 느낀 것 같아요.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솔직하고 진솔하면서도 편안한 대화가 너무 좋더라고요. 일반적인 에세이와는 달리 편지는 '서로'라는 정확한 상대에게 하는 말이잖아요. 나의 이야기를 쓰면서도 상대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끌어낼 수 있는 기술이 중요한데 이 두 사람은 그걸 정말 잘하더라고요. 나도 누군가와 이런 유쾌한 편지를 주고받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글들이었어요.
이슬아, 남궁인의 글은 곧 연재가 끝나지만 다른 글들이 계속 연재되고 있으니 자주 들어가서 좋은 글들 감상하셨으면 좋겠어요. 웹이 핸드폰에도 잘 최적화 되어있어서 전자책 보는 것처럼 가독성이 좋더라고요. 글씨체까지 하나하나 신경써서 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잘 만든 웹인 것 같아요. 이런 좋은 서비스 만들어준 문학동네에 감사한 마음이 드네요. 앞으로도 좋은 작품들 많이 연재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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