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에필로그 가사 해석 :: 세련되고 담백한 아이유식 감사인사♥

에필로그(epilogue)는 아이유 라일락 앨범 중에서 어찌보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곡인데요. 오래된 흑백영화를 연상시키는 레트로풍 멜로디와 담백하면서도 진심이 담긴 가사가 너무 멋져서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곡이에요. 음악과 함께 행복했던 자신의 20대를 마무리 하는 의미로 팬들에 대한 사랑을 담아 쓴 감사인사가 가사내용인데요. 아이유가 음악작업 할 때 스스로도 너무나 만족스럽고 한치의 아쉬움이나 모자람이 느껴지지 않을만큼 완벽했다고 느꼈던 곡이라고 하더라구요. 저도 그렇게 느낍니다!  

 

 

아이유 에필로그 가사 의미 해석

 

에필로그의 가사는 아이유가 이미 일기장에 써두었던 글을 가지고 다듬어 만든 곡이라, 작사를 하는데 30분 정도밖에 안걸렸다고 해요. 평소 계속 가지고 있었던 생각이라 그만큼 빠르게 다듬을 수 있었나봐요. 얼마전 출연한 '유퀴즈'에서 자신의 20대는 정말 운이 좋았던 케이스였던 것 같다고,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했는데 그걸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너무 행복하고, 자신도 이런 행운이 그리 쉽게 오는건 아니라는걸 안다고 하더라고요. 노래, 작사, 연기등 모두가 인정하는 최고의 실력을 다 갖춘 사람이 자신의 실력보다 운에 공을 돌리는건 물론 겸손의 마음도 있겠지만, 그만큼 자신이 받은 사랑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 아니었을까 싶어요.

  

아이유 에필로그 뮤직비디오

 

그리고 노래 중간에 옛날 레코드판에 나오는듯한 '랄랄 라랄라' 하는(?) 여자 목소리 코러스 있죠. 그거 아이유 본인 목소리라고 하더라고요! 아무도 모르는 것 같아서 자기가 말해준다며 ㅋ 오디오 샘플로 넣은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지 못한 반전이죠 ㅋ 

 

그럼 아이유의 에필로그 가사 한번 보러 가볼까요.

 

 

에필로그(epilogue)

작사 : 아이유

 

나를 알게 되어서 기뻤는지
나를 사랑해서 좋았었는지
우릴 위해 불렀던 지나간 노래들이
여전히 위로가 되는지
당신이 이 모든 질문들에
‘그렇다’ 고 대답해준다면
그것만으로 끄덕이게 되는 나의 삶이란
오, 충분히 의미 있지요

 

자신이 만들고 부른 노래들과 자신의 존재가 노래를 듣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위로했다면 그것만으로도 자신의 삶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말하고 있어요.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그것만큼 행복한 일이 없겠죠. 아이유의 질문들엔 당연히 다 YES입니다. 특히 아이유가 직접 작사를 한 노래들이 더 좋아요. 들을때마다 가사에서 아이유가 그대로 튀어나올 것만 같아요. 자신이 가진 진지함, 사랑스러움, 시니컬함, 못된 모습, 정색, 슬픔, 귀여움, 추억, 즐거움, 애틋함, 망가진 모습들을 노래마다 기가막히게 가사로 녹여내죠. 그게 또 완전 아이유 그 자체이면서 동시에 개개인의 공감까지 자아내기 때문에 그만큼 노래가 사랑받는거 같아요. 

 

내 맘에 아무 의문이 없어 난
이렇게 흘러가요
어디에도 없지만 어느 곳에나 있겠죠
가능하리라 믿어요

 

 

마음에 아무 의문이 없는 상태는 어떤 상태일까요? 궁금함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미련이나 후회처럼 마음에 걸리는 것 없이 하얗게 불태운 상태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자신이 뭘 원하는지 명확히 아는 상태가 아닐까요. 

20대를 지나면서 스스로를 완성해가는 모습이 아이유의 나이 시리즈 노래에 다 나타나있어요. '스물셋'에서는 자신을 수수께끼라고 표현하며 '지금이 좋은지, 사실은 때려치고 싶은지, 사실은 사랑이 하고 싶은지, 그냥 돈이나 많이 벌고 싶은지' 자기도 모르겠다고 표현해요.

그러다 25세때 앨범 '팔레트'에서는 '이제 좀 알것 같아 날' 이라고 하며 '보라색, 단추있는 파자마, 조금 촌스러운 걸 좋아하는' 자신의 확고해진 취향을 보여줘요.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고있고, 이제 정말 괜찮다고 말합니다. 자신이 뭘 원하고 좋아하는지 비로소 깨닫고 나서는 굳건히 그 길로 달려나갑니다. 

그리고 29세에 '에필로그' 가사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모든 열정을 후회없이 쏟아본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생각, '내 맘에 아무 의문이 없어 난 이렇게 흘러가요'라고 하죠. 욕심을 다 내려놓은 사람처럼 보이기도 해요. 치열하고 화려했던 20대를 지나 30대엔 어떤 사람이 되어, 어떤 음악으로 우리를 놀라게 할지 벌써부터 궁금하네요. 

 

짧지 않은 나와의 기억들이
조금은 당신을 웃게 하는지
삶의 어느 지점에 우리가 함께였음이
여전히 자랑이 되는지
멋쩍은 이 모든 질문들에
‘그렇다’ 고 대답해준다면
그것만으로 글썽이게 되는 나의 삶이란
오, 모르겠죠 어찌나 바라던 결말인지요

 

 

10년넘는 활동 기간동안 여자 솔로가수로 굳건하게 탈없이 계속해서 탑의 자리를 고수하면서 동시에 우상향으로 성장해온 현재진행형 가수는 아이유가 유일한 것 같아요. 심지어 여기가 꼭대기가 아니라 나이가 들수록 더 성장할 모습을 기대하게 되는 가수도 아이유가 유일하죠. '자신과 함께한 시간들이 여전히 자랑이 되는지 멋쩍게 묻는건' 어쩌면 힘든 시간을 무탈하게 버텨와 팬들에게 여전히 자랑스러운 존재로 계속 남아있을 수 있었던게 다행스럽고 기쁜 마음이겠죠. 요즘 연예계가 온통 지뢰밭이라 어제까지 잘나가던 사람도 언제 무슨 일로 사라질지 모르는 시대잖아요. 아이유만큼은 앞으로도 무탈하게 우리 옆에서 계속 좋은 노래 불러주길 바래요.  

 

내 맘에 아무 의문이 없어 난
이 다음으로 가요
툭툭 살다보면은 또 만나게 될 거예요
그러리라고 믿어요

 

여기서 '이 다음'은 어디일까요? 30대엔 조금 더 다른 모습으로 음악을 하고 싶은 마음을 담은게 아닐까 싶어요. 5집 앨범 전체가 20대를 화려하게 마무리한다는 느낌을 담고 있는데, 그렇다는건 그 다음엔 좀 더 다른 모습으로 음악을 하고 싶다는 메세지처럼 느껴지거든요. 실제로 아이유가 이제부터는 일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좀 더 자기 삶에도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하기도 했고요.

원래 이번 앨범에 넣으려고 했던 자작곡도 다 빠졌는데 아마 다음 앨범엔 온전히 자신이 만든 자작곡으로만 앨범을 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아이유가 작사를 너무 빼어나게 잘해서 그렇지 작곡도 잘하거든요. 싫은날, voice mail, 무릎, 푸르던, 안경, 팔레트 이런 노래들은 아이유 자작곡들 중 특히나 제가 애정하는 곡들이에요. 그 중 '푸르던'은 언제들어도 소름돋을만큼 좋아요 +_+

 

 

툭툭 살다가 또 기쁘게 만나요, 아이유양.
개인적인 바람으로 음악과 연기 실력을 합쳐서 '비긴 어게인' 같은 컨셉으로 음악영화도 하나 찍으면 좋겠어요ㅋ
20대의 에필로그를 잘 마무리 했으니 이제 아이유 30대의 프롤로그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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