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경매로 핫해진 디지털 자산 시장 :: 거품일까 혁명일까
- 지식쌓기/경제ㆍ금융
- 2021. 3. 28.
최근 엄청난 가격으로 경매되는 NFT 디지털 자산에 대한 얘기가 부쩍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얼마 전 엘론 머스크의 여자 친구이자 가수인 그라임스가 자신의 NFT 디지털 그림을 경매로 팔아 20분 만에 65억을 벌었다고 세상이 떠들썩했었죠. 오늘은 NFT가 무엇인지 그 뜻과 실제 매매된 NFT 디지털 자산들을 살펴볼게요.
NFT가 뭘까?
NFT는 Non Fungible Token의 약자로 대체 불가한 토큰이란 뜻입니다. 블록체인 기술로 만들어진 일종의 디지털 자산 원본 인증서 인데요. 일반적으로 그림이나 음악 파일처럼 무한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자산의 원본에 고유한 인식값을 부여해 디지털 세계에서 원본임을 인증하는 기술이지요. 여기서 사용된 블록체인 기술은 중앙 서버를 쓰지 않는 대신 데이터를 여러 컴퓨터에 분산 저장하는 암호화 기술입니다. 동일한 데이터가 여러 곳에 동시에 기록되는 특성 때문에, 해킹으로 기록을 임의로 바꿀 수 없습니다. 그래서 블록체인은 위조나 변조가 불가능한 것이죠. NFT도 마찬가지로 각 NFT마다 고유한 인식 값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NFT로 대체가 불가능하고 위ㆍ변조도 불가능합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무한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자산의 원본임을 증명하는데 쓰일 수 있는 것이죠.
NFT는 복제가 어렵기 때문에 희소성을 보장할 수 있고, 위조품이 나올 위험이 거의 없습니다. 블록체인 상에 NFT 출처와 발행시간, 소유자 내역이 공개되기 때문에 추적이 쉽고, 토큰을 1/n과 같이 나눠서 소유권을 부분으로 인정할 수도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디지털 자산도 진품과 가품을 구분할 수 있게 되고, 그 희소성으로 인해 투자할 수 있는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NFT 경매로 실제 거래된 매매사례들
비플 Beeple의 Everydays - The first 5000 Days 디지털 그림이 6930만 달러 (한화 약 783억 원)에 거래
Beeple의 본명은 마이크 윈켈만(Mike Winkelman)인데요. 2007년부터 매일 온라인에 연재했던 Everydays 시리즈 중 5000개의 이미지를 조합해서 만든 콜라주 작품입니다. 300MB 용량의 JPG 파일일 뿐인 이 그림이 783억에 팔렸다는 것이 놀랍지 않나요? 이 작품의 경매 가격은 생존 작가 중에 미국 조각가 제프 쿤스와, 영국 출신 현대미술가 데이비드 호크니에 이어 세 번째로 비싼 가격을 기록한 것이라고 하네요. 우리는 지금, 784억짜리 디지털 파일의 가품을 감상하는 중입니다.
트위터 공동 창업자 잭 도시가 15년전에 올린 첫 트윗 글이 약 32억 9000만 원에 판매
이 트윗은 지금도 온전히 트윗에서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가격에 판매되었다.
Krista Kim이 디자인 한 실제 거주할 수 없는 디지털 하우스(Mar house)가 50만 달러(한화 약 5억 6400만 원)에 거래
테슬라의 경영자 일론 머스크의 여자친구이자 가수 그라임스 Grimes가 디지털 그림을 65억에 거래
뱅크시 Banksy의 판화작품 Morons(멍청이들)의 판본 500여 개 중 하나의 NFT가 최근 38만 달러 (한화 약 4억 3000만 원)에 거래
새롭게 시도되고 있는 NFT 시장
곳곳에서 NFT 경매 잿팟이 터지자 미국의 Injective Protocol이라는 회사는 게임 하이라이트 비디오 클립을 판매하는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를 만들었습니다. NBA Top Shot이라는 이름의 디지털 수집품인데요. 해당 클립은 모두 NFT형식으로 제공되고 구매자는 디지털 트레이딩 카드처럼 이를 수집할 수 있고, 재판매할 수도 있습니다.
NBA Top Shot 비디오클립 NFT
어떤 용감한 피자가게는 피자 평생 무료쿠폰을 NFT형태로 내놓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왜 NFT에 열광할까?
요즘 사람들이 많이 투자하는 가상화폐, 즉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코인의 경우 가치가 매우 심하게 왔다 갔다 합니다. 급격하게 치솟을 수도 있지만 내리꽂을 수도 있는 매우 위험한 자산이죠. 그럼 디지털 자산은 어떨까요? 내가 디지털 상에서 만든 그림, 음악, 사진, 비디오 등은 내 소유로써 돈을 벌 수 있기도 하지만 디지털 자산이니만큼 인터넷상에서 쉽게 복제될 수 있는 가능성도 많습니다. NFT는 이 두가지의 장단점이 믹스된 상품이라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디지털 자산을 아무도 해킹하지 못할 디지털 원본 인증서로 완벽하게 보호하여 디지털 세계에서의 희귀성을 만들고, 그 희귀성으로 인해 자산의 가치가 치솟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죠. NFT는 특정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이 만천하에 공개되지만 절대 해킹 또는 위ㆍ변조될 수 없는 안전 하면서도 유일한 자산이 되는 것입니다. 물론 그 디지털 자산 자체는 쉽게 복제될 수 있지만 (이렇게 이미 인터넷에 그 사진들이 돌아다니고 있으니까요) 소유권은 절대 뺏기지 않는 것입니다.
NFT 정말 그만큼의 가치가 있을까?
일각에서는 지금의 NFT열풍이 터무니 없다는 비판도 많은 상태입니다. 아무리 원본이라고 해도 컴퓨터 속의 디지털 파일일 뿐이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파일일 뿐이기 때문이죠. 한 매체에서는 "NFT는 합의된 환각이며, 희소성이라는 상호 환각 덕에 작동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고 합니다. 왠지 옛날 튤립 사태가 떠오르기도 하네요.
전문가들은 지금의 열풍이 사라지면 NFT의 가치는 그 무엇보다 빠르게 사그라들 수도 있을 것이라 경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실제 세계가 가상세계로 옮겨가는 메타버스 Metaverse 가 세상의 주축이 될 거라는 얘기도 많죠. 벌써부터 메타버스 내의 부동산이 거래되고, 메타버스 내의 가상 아이템이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는 걸 보면 NFT가 그렇게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지도 모르고요. 그건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는 문제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