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막 미드 1년 본 후, AP뉴스 받아쓰기를 해봤더니..?
- 영어공부 하는법/영어공부 노하우
- 2021. 3. 22.
문득 심심해서 해커스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AP뉴스 받아쓰기를 해봤다. 예전에 몇 번 해보려다가 넘사벽 빠르기 때문에 1분 만에 포기해버린 기억이 있었기에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사이트다.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 궁금했다. 지난 1년 넘게 각종 미드를 무자막으로 보고 들었으니 듣기에 조금 자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따로 뉴스를 공부하거나 단어를 외우지는 않았고, 미드 무자막 1년차가 좀 지나고부터는 리딩도 같이 하고 있는 정도다. 요즘은 미드를 보는 시간을 조금 줄이고, 대신 윔피 키드 다이어리 원서 책에서 일기를 하루치씩 문단 단위로 외워서 필사하는 걸 데일리 루틴으로 하고 있다. 어쨌든 1년간 영어를 계속 곁에 두고 살긴 했지만 공부처럼 덤벼들어서 한 적은 없는 상태에서 AP뉴스 딕테이션을 시도해보았다.
AP뉴스 어땠을까?
그런데... 오! AP뉴스가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처음엔 전체적으로 한번 들으면서 들리는 부분만 빠르게 적고, 부분별로 반복해서 들으면서 빠뜨린 부분을 채워나가는 방식으로 했다. 처음엔 중심 단어만 어렴풋이 들리다가 몇번 반복해서 들어보면 스치듯 지나가는 with나 at 같은 전치사들도 또렷이 들렸다. 발음은 들리는데 모르는 단어는 그냥 소리 나는 대로 썼다. 그런 식으로 AP뉴스 3개 정도를 받아쓰기하며 테스트해봤는데 처음에는 단어 1~2개 정도 틀리거나, a나 the 관사를 조금씩 틀리다가 마지막 3번째 시도한 바이든 대통령 경기부양 안 뉴스에서는 모든 단어를 완벽하게 맞게 썼다.
www.hackers.co.kr/?c=s_eng/eng_contents/I_others_APnews&uid=6756
blast, overreach, level with 다 모르는 단어다. 그냥 들리는데로 썼는데 맞다고 나오니 너무 신기했다.
보통은 아는 단어가 나와도 못들어서 못 적는 경우가 많은데, 이제는 모르는 단어도 대충 소리로 듣고도 적을 수 있다니 신기하다. 물론 소리와 스펠링이 일치하는 운 좋은 경우였지만.
그동안 뉴스 컨텐츠라면 가끔씩 팟캐스트로 뉴스를 흘려들은 경험밖에 없다. 내용을 알아들으려는 마음보다는 말하는 속도에 익숙해지고, 토픽 정도만 알아듣자는 마음으로 들었다.
내가 유일하게 꾸준히 하고 있는건
미드 무자막으로 보기
원서 필사(최근에 시작해서 약 한 달 조금 넘음)
자기 전에 원서 소설 읽기 정도이다.
무자막 미드로 영어 인풋을 늘리자 생긴 일
원서를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게 된 것 또한 미드를 무자막으로 보고나서 부터다. 영어 리딩을 못하는 편은 아니었으나 영어를 읽는 것 자체에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는 편이었다. 영어를 손 놓은 지 10년쯤 지나니 알던 단어도 다 까먹어서 아이들 동화도 읽기가 좀 버거운 상태였다. 작년에 무자막 미드를 시작하기 전, 윔피 키드 1권 첫 부분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아 바로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미드 무자막 1년 후 다시 읽기를 시작했을 땐 갑자기 한글책 읽는 것처럼 쑥쑥 읽혔다. 여전히 모르는 단어가 많이 있었음에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다는 게 신기했다. 지금은 몇 문장 단위로 외워서 쓸 수도 있게 되었다.
엄청난 양의 듣기를 하고 나면서 부터 읽기에도 부담이 없어져 점점 많은 양을 읽을 수 있게 되었고, 영자 신문이나 소설도 어느 정도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면서 스트레스 없이 읽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은 성인 대상 대중 소설도 무리 없이 읽고 있다. 다만 어렵고 복잡한 표현이 많이 나오는 문학작품은 아직 도전을 안 해봐서 모르겠다. 그건 좀 어렵긴 할 듯하다.
듣기를 하면서 내가 알고 있던 단어발음이 원어민 발음으로 많이 고정되었다. 내가 전혀 다르게 알고 있던 발음이 그동안 많았었고, 잘못 알고 있던 사실조차 몰랐던 단어들이 많았다. 그런 단어들은 듣기가 진행될수록 사전을 찾고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저절로 올바른 발음으로 고정되고 쓰임도 알게 된다. 쉬운 단어부터 하나씩 하나씩 머리에 쌓여가니까.
결론적으로 영어를 잘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진행되어야 할 것이 듣기, 즉 리스닝이다. 리스닝이 어느 정도 되기 시작하면 읽기는 어느정도 저절로 따라오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리딩을 하면서 아는 단어가 늘면 그것이 듣기에도 다시 영향을 주어 아는 건 더 잘 들리게 한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데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따진다면 무조건 리스닝이 먼저라고 말하고 싶다.
AP뉴스가 너무 어렵고 재미없다면, 흥미로운 미드로 영어소리에 익숙해지는 시간부터 가지는 것이 더 빠른 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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