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헤어질 결심 각본 결말 해석 - 마침내 단일한 붕괴, 그것은 사랑

영화 헤어질 결심의 각본집을 봤다. 영화를 안본상태에서 각본집부터 본 것도 처음이고, 사실 각본집 자체를 처음 읽어본 것 같다. 각본집을 3분의 1쯤 읽어나간 시점에서 해당 역할을 하는 배우들이 누군지 찾아보면서 봤는데, 아직 영상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머릿속으로 먼저 상상해보는 것도 꽤 재미난 일 같다. 

 

영화 헤어질 결심은 탕웨이와 박해일이 주연을 맡은데다가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까지 받아서 더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영화 헤어질 결심 줄거리

산에서 60대의 남자가 등산을 하다가 실족사했고, 한참이 지나 경찰에 발견되었다. 그에게는 30살 가까이 차이가 나는 어린 아내가 있다. 경찰인 해준은 유일한 유가족인 아내 송서래를 불러 남편의 사망 사실을 알린다. 하지만 충격적인 사실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별로 놀라는 기색이 없다.

산에서 떨어져 죽은 송서래의 늙은 남편 기도수의 사망에 대해 조사하는 형사 장해준은 기도수의 미모의 아내 송서래에게 은근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송서래는 중국에서 와서 한국말이 서툴다. 그 서툰말 때문에 선택하는 단어들이 조금은 어색하기도 하지만 왠지 모르게 더 의미심장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서래 : 산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봐. 

 

남편이 죽었는데, 마침내…라니.  
송서래가 처음에 기도수를 사랑했던 이유는 

 

서래 : 제 얘기를 듣고 울어 준 단일한 한국 사람이에요. 

 

한국어가 서툰 중국인이라서 그런지 맞는 말인데도 어딘가 어색하면서도 묘한 느낌을 주는 단어로 대화를 이어간다. 이런 외국인의 묘한 언어선택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좀 더 미스테리하게 끌어간 것 같기도 하다. 

영화 헤어질 결심은 누가 진짜 범인인가 하는 스릴러적 요소와 주인공인 탕웨이(극중 송서래)와 박해일(장해준)의 아슬아슬한 로맨스를 중심으로 한다. 영화는 아직 안봤지만 각본집만 봐도 아주 묘하고 미스테리한 느낌이 가득하다. 

특히나 송서래 역으로 탕웨이 캐스팅은 정말 신의 한수인듯! (아직 연기는 안봤지만 그냥 캐릭터로 이보다 완벽한 배역은 떠오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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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신 분이나 스포일러 당해도 괜찮은 분들만 보세요!!! 

영화 헤어질 결심 각본집 결말 해석

 

송서래는 왜 장해준이 사랑한다고 말했다고 생각했을까? 

 

해준 :
내가 품위 있댔죠? 품위가 어디서 나오는 줄 알아요? 자부심이에요. 난 자부심 있는 경찰이었어요. 그런데 여자에 미쳐서 수사를 망쳤죠.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 

할머니 폰 바꿔 드렸어요. 같은 기종으로. 전혀 모르고 계세요. 저폰은 바다에 버려요. 깊은 데 빠뜨리고 아무도 못 찾게 해요. 

 

 

송서래는 장해준이 자신에게 했던 이 말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고백한 내용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왜? 자신이 범인임을 알면서도 숨겨줘서? 폰을 깊은 바다에 빠뜨리고 아무에게도 들키지 말라고 말해줘서? 

 

아니다. 송서래는 장해준이 자신때문에 완전히 붕괴되었다는 사실에서 그가 자신을 사랑하는거라고 확신한다. 사랑한다면 붕괴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송서래는 앞서 황산오가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사람이랑 결혼하자 그 남자를 죽여버리고 그 여자와 동거를 하다가 경찰에 붙잡히자, 해준 앞에서 가위로 자신의 목을 잘라 자살해버렸다는 뉴스를 보고 이렇게 말했었다.

 

서래 : 사랑은 용맹한거지. 

 

송서래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붕괴될 수있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헤어질 결심 결말 해석 - 송서래는 왜 자살했을까? 

마침내 단일한 붕괴,  그것은 사랑

 

서래 :
날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나는 순간 내 사랑이 시작됐죠. 

 

해준의 붕괴는 서래에게는 사랑의 증표였다. 

 

 

서래 :
이걸로 재수사해요. ‘붕괴’ 이전으로 돌아가요.
난 해준씨의 미결 사건이 되고 싶어서 이포에 갔나봐요. 

 

서래는 해준이 집에 미제사건 사진을 붙여놓고 끝없이 보면서 고민한다는걸 안다. 서래는 해준이 끝없이 자기를 생각해주기를 바라면서도 동시에 붕괴되기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게 그와 헤어질 결심을 하는 것이다. 사랑을 위해 스스로 붕괴될 결심을 함으로서. 

 

서래는 깊은 바다에 던져진 것처럼 아무도 찾지 못하는 방식으로 죽음을 택한다. 다만 깊은 바다가 아니라 썰물이 되면 모래사장이고, 밀물이 들어오면 바닷속에 잠기는 모래사장에 구덩이를 파고 스스로를 그곳에 걸어들어가 무릎을 안고 앉는다. 바닷물이 모레와 함께 밀려들어와 그 구덩이는 점점 평평해지고 마침내 다시 원래대로의 평평한 모래사장이 된다. 그곳은 지상과 가까우면서도 절대 사람들이 자신의 시체를 찾을 수 없는 곳이다. 해준에게는 영원한 미제사전으로 남을 수 있는 방법. 

마침내, 단일한, 붕괴 이 세 단어는 헤어질 결심 영화에서 여러번 반복되서 나오는 말이다. 묘하게도 이어보니 말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마침내 단일한 붕괴’ 라니. 그게 사랑이 아니고 뭐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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