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생산자가 되는 법 ② 인터넷보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하루종일 별로 한 일이 없는데도 머리가 풀가동한 듯한 느낌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잠시 유튜브를 보며 인터넷을 잠깐 했을 뿐인데 머리가 너무 피곤하다. 그렇다고 머릿속에 뭔가 뚜렷이 남는게 있는 것도 아니다. 자극적인 제목을 따라 이곳저곳 정처없이 방황하며 수많은 유튜브를 보고, 자극적인 뉴스에 혀를 끌끌 차며, 인스타그램에 들어가서는 얼굴도 알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근황을 확인한다. 이렇게 수많은 링크를 빠른 시간 내에 오가며 시간이 순식간에 증발하고 자극적인 정보만 찾게되는 자신을 발견한다. 

 

 # 인터넷 서칭이 우리 뇌에 미치는 영향 

10여 년에 걸친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 때문에 우리의 뇌는 링크를 타고 다니는 일에 길들여졌다. 니콜라스 카는 '전환비용' 때문에 링크에 길들여지는 것이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우리는 특정 페이지에 머물다가 정보를 미처 소화하지도 않고 0.5초 만에 다른 페이지로 이동을 한다. 이때마다 뇌가 스스로 방향을 다시 잡고, 정신세계에 더 많은 부담을 안겨 준다는 것이다. 컴퓨터 과학자인 시모어 페퍼트는 이를 '메뚜기 정신'이라고 정확히 표현하기도 했다. 

링크 앞에서 정신 차려야 하는 이유가 또 있다. 온라인 상의 거대 플랫폼들이 우리가 온라인 공간에서 조금씩 흘리는 주의력을 모아서 수익으로 전환할 방법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어떻게 하면 우리의 시선을 더 많이 붙잡아 둘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 칼 뉴포트는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이 '주의 공학'이라는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고 밝힌다. 사람들의 눈길을 어떻게 하면 더 오래 붙잡아 둘지를 고민한다는 것이다. 온라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이 위협에 늘 노출되어 있다. 

 

인터넷으로 계속 글을 보다 보면 글을 꼼꼼히 천천히 읽지 않게 된다. 이 글 말고도 세상에 읽을 글이 넘치고 다른 링크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이 조금만 길어져도 뒤로가기 버튼을 누르거나 다음에 읽어야겠다며 즐겨찾기를 해두지만 아마 다시는 읽지 않을 것이다. 끝까지 읽는다고 해도 책을 읽듯이 한줄한줄 읽는 것이 아니라 속독을 하듯 대각선으로 주루룩 읽는다. 그렇게 읽고나면 읽긴 읽었지만 머릿속에 남는 것이 없어 결국엔 다시 찾아봐야 한다. 읽었다는 기억만 있을 뿐 콘텐츠를 자세히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 내가 스스로 생각할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시간을 경험해 봤을 것이다. 산만한 머릿속이 개운해지면서 시간이 느려지는 순간이다. 영미 시인 T.S. 엘리엇은 이를 날카롭게 포착해서 독서를 '변하는 세상 속 정적인 지점'이라 표현했다. 독서는 산책하듯 거니는 시간을 허락해 준다. 그렇게 느린느린 걷다보면 생각에 소실점이 생긴다. 뚜렷한 하나의 점을 응시할 수 있게 해준다. 책을 읽다보며 링크가 주는 자극과 다른 종류의 자극이 내 생각 안에서 풍성하게 일어난다. 
빠른 미디어는 내 생각이 개입할 여지를 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지 않아도 되도록 만든다. 느린 미디어는 정보를 불친절한 방식으로 전달한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도록 만든다. 빠른 미디어가 주는 자극은 산발적이고 동시다발적이다. 이 자극을 수용하느라 내 머리는 산만하고 바쁘다. 반면에 느린 미디어는 내 생각 안에서 자극이 일어나도록 한다. 그렇기에 내 생각을 충돌시키고 확장하느라 분주해진다. 느린 미디어를 접할수록 복잡한 주제도 숙고하고, 구성할 수 있는 생각의 힘을 기를 수 있는 것이다.  

<'회사말고 내 콘텐츠' 중에서>

확실히 인터넷의 수많은 링크들 사이에서 바쁘게 글을 읽는 것보다, 천천히 책을 읽으면 머릿속이 활성화 되는 것을 느낀다. 일단은 급하지 않게 천천히 읽게 되니 이해도가 올라가고, 떠오르는 생각들이 다양하게 충돌하는 것이 느껴진다. 그 안에서 경험과 관련된 아이디어가 떠오를수도 있고, 다른 분야의 아는 정보와 책 속 내용이 결합되기도 한다. 그렇게 책을 읽으면서 서서히 나만의 생각이 쌓이고, 그것을 태그별로 기록해 쌓아나가면 정보가 내 경험이나 생각과 결합하면서 독특한 나만의 콘텐츠가 된다. 독서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텍스트 안에서 천천히 내 속도로 생각을 폭발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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