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 높이는 방법 :: 선택 제한 효과
- 지식쌓기/자기계발
- 2021. 9. 24.
최근 다양한 미디어의 영향으로 인간의 집중력이 금붕어보다도 낮아졌다는 얘기 들어보셨나요? 금붕어가 9초, 인간이 8초였나? 암튼 진득하게 앉아서 오랫동안 한 가지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이걸 하려고 하면 저걸 해야 할 것 같고, 머릿속에서 너무 많은 생각이 왔다 갔다 하는 가운데, 스마트폰은 각종 재밌는 동영상으로 정신을 쏙 빼놓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이런 금붕어보다도 못한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바로, 선택을 제한하는 방법입니다.
시간이나 선택사항에 제한을 두는 건데요. 보통 선택지가 많으면 다양한 걸 할 수 있으니 좋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선택지가 너무 많으면 무엇을 하면 좋을지 알 수 없게 되어 혼란스러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트리밍 구독 서비스가 주는 선택 과잉
예를 들어 넷플릭스의 경우, 한 달치 요금만 내면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는 모든 영화와 드라마들을 무한대로 볼 수 있으니 개이득(?)이란 생각이 들어 구독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곧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너무 많은 프로그램들이 있으니 뭘 볼지 고민하느라 메인화면만 왔다 갔다 하며 예고편만 보다가 결국 고르지 못하고 꺼버리는 상황도 생깁니다. 볼 건 너무 많은데 시간은 한정적이다 보니 무언가에 쫓기는 기분이 들기도 하죠.
넷플릭스보다 더한건 도서 구독 서비스인데요. 리디 셀렉트나 밀리의 서재 같은 전자책 구독 서비스가 많이 생겨났죠. 한 달에 책 한 권 정도의 가격만 지불하면 엄청나게 많은 책을 마음대로 골라볼 수 있으니 도서관을 통째로 얻은 듯한 느낌도 듭니다. 하지만 이내 깨닫게 됩니다. 그 많은 책들을 읽을 시간이 없을뿐더러 한 권을 골라서 읽기 시작해도 빨리 읽고 다른 책들도 읽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집니다.
아예 고를때부터 시간을 들여 진득하게 읽어야 하는 책은 고르지 않게 되죠. 빠르게 내가 원하는 정보만 쏙쏙 빼먹을 수 있는 책 위주로 고르게 되거나, 빠르게 후루룩 읽을 수 있는 인스턴트 같은 책 위주로 골라 읽게 됩니다. 그 책들 조차도 집중해서 읽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대충 훑어보듯이 읽게 되고요.
이 모든 것이 선택의 가짓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도서 구독 서비스는 이용하지 않지만, 전자도서관을 이용하기 때문에 어쨌거나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긴 합니다. 세상에 좋은 책은 많고 읽을 시간은 없으며, 죽을 때까지 봐도 다 못 볼 영화와 드라마, 도서들이 매일매일 쏟아져 나오니까요. 현대의 디지털 회사들은 고객들의 시간을 뺏는 것으로 돈을 벌고 있으니 우리는 그만큼의 선택의 폭을 받는 대신 집중력을 반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의 처리능력은 유한하기 때문에 눈앞에 선택지가 아무리 많아봤자 다 활용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선택사항에 결핍을 주고, 어쩔 수 없이 한 가지만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것이 집중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선택 옵션에 결핍 주기
얼마 전에 집에 인터넷이 끊겨서 하는 수 없이 5일 동안 인터넷 없이 살아본 적이 있었는데요.
현대 생활의 모든 일이 거의 인터넷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인터넷이 끊기는 순간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뚝 끊기더라고요. 덩그러니 오프라인 상태에 남겨지고 나니 비로소 책장에 꽂혀있는 종이책이 눈에 들어왔어요. 근래 가장 높은 집중력으로 책 2권을 순식간에 해치울 수 있었습니다. 책 읽는 거 말고는 물리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그렇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인터넷이 다시 돌아오고 나니 그 정도의 집중력은 다시 돌아오지 않네요.
생각해보면 선택의 폭이 너무 넓어지다 보니 책이나 노래 하나하나에 예전처럼 깊은 관심과 애정이 기울어지지도 않고, 금방 훅훅 지나가버리는 느낌입니다. 어릴 땐 내가 산 책 한 권, 음악 앨범 하나하나가 너무 소중해서 책장이 너덜너덜해지도록 읽고 또 읽고, 음악 테이프도 넘 많이 들어서 지금도 그 노래를 들으면 그때의 감성이 그대로 살아날 정도인데 최근엔 그 정도로 내 정신을 오래 붙들어둔 것들이 많이 없었으니까요. 그만큼 한 가지에 깊게 집중할 수 없게 됐다는 거겠죠.
상상력과 창조력이란 것은, 한정된 자원 속에서 어떻게든 꾸려나가려고 할 때 발휘된다.
지금 우리는 너무 선택 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선택할 수 있는 게 너무 많아서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선택과 집중을 하려면 적어도 선택할 수 있는 요소도 손가락으로 셀 수 있는 정도 안에는 들어와야 제대로 고를 수 있을 텐데 말이에요.
집중력을 높이는 구체적인 방법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있는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결핍 환경은 이렇게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책 읽기를 예로 든다면 꼭 읽고 싶은 책을 한 권만 챙겨서 그 책만을 읽기 위해 카페에 간다던지(선택 제한), 스스로 마감기한을 정해놓고 읽고 나서 리뷰를 써보던지(시간제한), 또는 한 달에 딱 한 권의 책만 사서 그것만 열심히 읽는다던지(예산 제한) 어쨌든 각자의 필요에 따라 스스로 결핍의 환경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저도 요즘 영어공부, 독서, 글쓰기 이 세 가지 사이에서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 어떻게 집중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중이었는데요. 선택폭을 제한하고, 시간을 제한해서 목표를 정하는 식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영어공부 : 미드 짧고 재밌는 프로그램 하나를 골라서 매일 에피소드 1개 공부하기 (미드 선택 제한/ 에피소드 한편 목표)
독서 : 일주일에 한 권은 무조건 읽고 리뷰 쓰기 (일주일이라는 시간제한/ 책 한 권 목표)
글쓰기 : 매일 무슨 글이든 그날 안에 한 편 써서 완성하기 (하루라는 시간제한 / 글 한 편 목표)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우선 계획을 거창하게 세워보았습니다 ㅋㅋ
하고 있는 일에 집중력이 떨어져서 고민이신 분들, 이런 방식으로 같이 해결방법을 고민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