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미공개 자작곡이 정승환의 '러브레터'로 발매!

아이유가 예전에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나와서 자신의 자작곡을 기타연주와 함께 들려준 적이 있는데요. 그 노래가 너무 좋아서 한번만 듣고도 며칠간 흥얼거렸던 기억이 있어요. 당시엔 제목조차 없었기에 유희열씨가 새벽의 감성을 담아 "총알배송"을 제목으로 하면 어떻겠냐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었죠. 

이 노래 정말 음원으로 내줬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뜻밖에도 아이유의 목소리가 아닌 정승환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약간 옛 정서가 느껴지는 따뜻하고 다정한 가사와 멜로디가 인상적인데요. 

우선 아이유 버전으로 먼저 들어보세요.  

유스케에서 공개된 아이유 미공개 자작곡

아이유 미공개 자작곡 기타 라이브

 

이 노래가 2021년 5월 26일 오늘, 정승환의 [다섯마디]라는 앨범에 "러브레터"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었어요. 

 

정승환 앨범의 수록곡 '러브레터'

정승환 '러브레터'

 

이 곡에 대해서 아이유가 인스타그램에 어떤 컨셉으로 가사를 썼는지 올렸더라고요. 

 

아이유 인스타

 

노부부 중 먼저 떠나는 쪽이 남는 쪽에게 하는 유언의 편지 같은 느낌의 가사라고 하네요. 처음 이 가사를 봤을때는 풋풋한 연인이 처음 만난 날을 기억하는 사랑노래의 복고버전 같은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걸 노부부 이야기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좀 찡하더라고요. 

 

 

러브레터 가사 한번 볼까요?

 

러브레터

작사 : 아이유
작곡 : 아이유 
편곡 : 서동환, 곽진언, 아이유

골목길 머뭇하던 첫 안녕을 기억하오
그날의 끄덕임을 난 잊을 수 없다오
길가에 내린 새벽
그 고요를 기억하오
그날의 다섯시를 난 잊을 수 없다오

반듯하게 내린 기다란 속눈썹 아래
몹시도 사랑히 적어둔 글씨들에
이따금 불러주던 형편없는 휘파람에
그 모든 나의 자리에
나 머물러 있다오

아끼던 연필로 그어놓은 밑줄아래
우리 둘 나란히 적어둔 이름들에
무심한 걱정으로 묶어주던 신발끈에
그 모든 나의 자리에
나 머물러 있다오

좋아하던 봄 노래와
내리는 눈송이에도
어디보다 그대 안에
나 머물러 있다오
나 머물러 있다오
그대 울지 마시오

 

평생을 함께한 노부부가 있었습니다. 어느날 남편은 아내를 두고 세상을 먼저 떠날 것 같은 예감을 가지게 됩니다. 자기가 가고 혼자 남을 자신의 나이든 아내에게 마지막으로 사랑의 편지를 남깁니다.  골목길에서 두사람이 처음 만났던 그 날의 새벽 공기, 이따금 불러주던 형편없는 휘파람, 무심한 걱정으로 묶어주던 신발끈, 좋아하던 봄 노래 모두에 자신이 머물러 있을 것이니 부디 내가 떠나가더라도 울지 말라는 내용이에요. 

 

죽음, 이별 같은 무거운 소재로 쓰여진 가사이기 때문에 제목은 좀 사랑스럽고 귀여운 버전으로 하고 싶다는 아이유의 생각대로 풋풋한 느낌의 '러브레터'라는 제목이 지어졌네요. 담백한 기타반주에 정승환의 부드럽고 감성적인 목소리가 잘 어울려 쓸쓸하면서도 애정이 담긴 분위기가 잘 표현된 것 같아요. 

 

작사가로서 이미 전문가의 영역에 들어선듯한 아이유는 작곡도 잘하네요. 특히 좀 쓸쓸한 감성이 들어간 작곡을 잘하는 것 같아요. 가사를 다른 가수에게 준 적은 몇 번 있었지만 작곡한 곡을 다른 가수에게 준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자신이 만든 곡을 다른 사람이 부르는 걸 보면서 어떤 기분이 들지 궁금하네요. 이렇게 자신의 세계를 점차 타인에게 넓혀가는걸 보니 멋지고 뿌듯합니다. 

라일락 앨범에 안들어갔다던 자작곡들도 얼른 좀 내주세요. 현기증나니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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