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영 《그냥 하지 말라》 변화하는 세상에서 우뚝 살아남는 법!

그냥 하지 말라....  뭘 하지 말라고? 

책 제목이 도전적이다. "그냥 하지 말라."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됐고,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마!"처럼 들릴 수도 있는 말이다. 이 제목은 이렇게 읽어야 한다.
그냥 "하지 말라" 가 아니라 "그냥" 하지말라! 아무 생각없이 그냥 열심히만 해서는 안 되는 세상이라는 거다.
Don't just do it. 
변화하는 세상을 인지하고 받아들이고 거기에 맞는 방식으로 열심히 해야 비로소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세상이다. 

그냥 하지 말라 - 송길영
그냥 하지 말라 - 송길영

코로나를 겪으면서 세상이 급 변화했다. 비대면이 일상이 되고,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개개인의 성과가 투명해졌다. 이제는 더 이상 일을 열심히 하는 척 만으로는 회사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다. 실제로 나만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저자 송길영은 빅데이터 전문가다. 사람들의 움직임과 세상의 변화를 데이터로 관찰하면서 실제로 세상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관찰해왔고, 이제는 그 데이터를 토대로 세상이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 미리 알려준다. 이건 예언 같은 것이 아니다. 지금 우리가 겪어오고 있는 변화는 이미 그전부터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었고, 코로나 덕분에 좀 더 일찍 발현된 것일 뿐이며, 앞으로 일어날 변화 또한 이미 예정되어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그냥 무작정 열심히 할 것이 아니라, 어떤 방향으로 열심히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 그것을 고민해야 한다. 

AI가 그림을 그리고 소설을 쓰고 음악을 만드는 세상이다. 그 퀄리티가 놀랍도록 높아지고 있다. AI가 그린 그림을 몰래 그림 대회에 출품했더니 1등을 해버린다. 그런 세상에서 인간은 로봇에 대체되지 않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그 고민에 답할 수 있는 부분들 중 책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들을 뽑아봤다. 

 

어떤 사람이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자동화의 격랑 속에서 생산의 주체에서 밀려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가 다른 이들과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하는 작업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영화 <아이, 로봇> 의 똑같이 생긴 기계들이 아니라 만화 <스머프>처럼 서로 다른 얼굴을 가지고 각자 다른 역할을 하는 캐릭터를 만드는 작업 말입니다. 전체의 일부인 사회구성원이 아니라 자기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죠. 


전체의 부속품 역할을 하는 사람은 쉽게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 수 있다. 남들과 똑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만의 아이덴티티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에서 사람을 뽑는 기준도 이제는 바뀌고 있다고 한다. 시키는 대로 말 잘 듣고 일할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자신만의 특별한 아이덴티티가 구축된 사람을 찾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미래 인간의 업은
콘텐츠 크리에이터거나
플랫폼 프로바이더이거나


우리가 플랫폼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면, 현실적으로는 어떤 식으로든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지향해야 한다. 꼭 유튜버가 되라는 말이 아니라, 자신만의 확고한 콘텐츠를 지닌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어정쩡한 중간이 기계에 대체되는 세상에서는 조직 또한 완성된 사람들이 모이는 형태로 변화할 것입니다. 내가 누군가 재목을 키우는 게 아니라 이미 검증되고 완성된 사람들, 프로페셔널이 모인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마치 영화 <어벤저스>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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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가능성을 보고 사람들을 뽑아서 가르쳤다면 이제는 훌륭한 분들을 모셔와서 함께 가기 위한 방향을 제시하는 걸로 전체 구도가 바뀌고 있습니다. 이력서에 학벌과 스펙을 나열하며 '이만큼 똑똑하니 나를 뽑아서 맡겨봐'라고 어필하는 시대는 저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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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아닌 실제로 해낸 실무 능력을 파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일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시키는대로 열심히 모든 것을 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라고 외치는 신입사원은 채용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모든 것이 실질적인 결과물 위주로 바뀔 수 있다.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무언가를 만들어냈고, 그런 능력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 대접받는 시대가 되는 것이다. 이제 사내정치나 팀원의 공을 가로채는 방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 

가능성이 아니라 능력을 팔려면 그에 합당한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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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경력 위주의 잘 설계된 포트폴리오를 보여줬다면, 이제는 내 일상을 담은 인생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서 전달하기 시작했습니다. 학교 다닐 때 읽은 <안네 프랑크의 일기>처럼 남겨진 기록을 보는 게 아니라 일상적으로 채록된 증거를 기반으로 설명하게 된다면, 그렇게 기록한 것이 어떤 의미와 지향점을 가지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나의 기록물은 곧 내가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며, 내가 표현하고 싶은 메시지가 될 테니까요. 


내가 세상에 어필하고 싶은 능력이 있다면 그 부분을 꾸준히 기록해서 남겨두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블로그나 SNS에 남겨둔 기록들이 내 커리어의 가장 중요한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다. 꾸준히 SNS에 업계 정보와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마케터, 자신의 이야기를 잘 정돈해 브런치나 블로그에 꾸준히 연재하는 작가,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 자신이 그림 그리는 과정을 찍어 올리는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사례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살아있는 포트폴리오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가 더욱 커질 것 같다. 

 

이제는 스스로의 흔적을 남기고 성장의 기록을 채록하는 것이 곧 나의 프로파일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무엇을 해야할까요? 첫째, 직접 하셔야 하고요. 둘째,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그 성장 과정이 나의 자산으로 환금될 것입니다. 일종의 사회문화적 자본이니까요. 그리고 그게 나의 업이 될 테니까요. 


내가 꾸준히 기록하는 것들이 나의 진정성과 근면 성실함과 끈기와 열정을 보여준다. 모든 것이 투명하게 비치는 세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삶의 매순간이 포트폴리오가 될 수도 있다.

앞서 '인간인 나는 뭘 해야하지?' 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그 답이 기술이 아닌 것은 분명해졌습니다. 오리지널리티, 저작권을 가져야지 기술이나 기예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내가 창시자가 돼야 해요. 오리지널리티 없이 기술을 습득한다면 기술이 자동화되기 시작했을 때 나의 가치를 가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곧 창의를 기반으로 하지 않으면 숙련이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숙련을 지속하면 어느 순간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철학자 존 듀이는 이것을 '하나의 경험 an experience'이라 표현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잡아서 한번 해본다, 그걸 숙련될 때까지 지속하면 어느 순간 예술적 형태의 러너스 하이 runner's high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이때가 덕업 일치의 순간이겠죠. 나아가 나의 애호와 진정성이 일상의 기록으로 남으면, 그 자체가 자산이자 전문성이 되므로 그걸 기반으로 무언가 도전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어느 만큼의 숙련도가 있느냐에 따라 개인의 성취가 달라질 수 있고, 엉뚱한 방향으로 노력하면 곤란하니 여기서도 생각을 먼저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앤드루 포터는 더 열심히 하는 사람이 이긴다고 말합니다.
즉 진정성은 상대적이므로 몰입의 총량이 큰 사람이 이긴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에요.
결국 어떤 가치를 끝까지 추구하는, 하드코어한 쪽이 이기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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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리는 고민의 총량을 파는 것입니다. 하나하나에 다 의미와 상징을 새겨넣고, 그런 다음 상대에게 넌지시 얘기해주는 거예요. 


결국은 깊게 하드코어하게 끈질기게 파고드는 사람이 승리하게 되는 것 같다. 또한 그 과정을 투명하게 기록하여 남겨놓는 과정도 중요하고. 덕후이면서 특별하면서 성실하기까지 해야 한다. 그러려면 자신이 오랫동안 꾸준히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 일지를 찾는 것이 우선 첫 번째 가장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근면은 생각이 배제된 성실함이고요. 앞으로의 시대는 생각 없는 근면이 아닌 궁리하는 성실함이 필요합니다.
'그냥 하지 말라 Don't just do it' 고 말씀드리는 이유 입니다. 
새로운 시대의 전문가는 학력이나 이력, 경력을 내세우는 전문가가 아니며, 단순히 덕후도 아닙니다. 근본이 있고 애호와 전문성을 갖추며, 그런 자신을 브랜딩 할 수 있는 개인들이 살아남을 겁니다. 깊게 하는 사람이 살아남습니다. 깊이 들어가면 오래 하게 되고, 자연스레 역사가 생깁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분을 믿고 지지해줄 팬덤이 생기죠. 그게 곧 브랜딩 아닌가요? 


어쩌면 누군가는 생각없이 시키는 일만 열심히 하면 월급을 주던 때가 그리워질 수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 숨겨져 있던 포텐을 터뜨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시대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캐치하고 거기에 적응하는 사람이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살벌하기도, 어찌 보면 세상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만의 오리지널리티와 전문성을 지니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까. 깊은 고민과 함께 실천을 생각해봐야겠다. 

 

<그냥 하지 말라> 추천합니다. 저자의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이야기 속에서 아주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 지금 세상이 예전과 어떻게 달라졌는지, 앞으로 어떤 식으로 노력하며 살아야 하는지 궁금한 분들에게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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