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할 때 종이책, 전자책 뭐가 더 좋아요? (비교, 장단점)

독서할 때 어떤 플랫폼으로 주로 책을 읽으시나요?
한 장 한 장 책장 넘기는 기쁨을 즐기기에 종이책을 주로 읽는 파, 이북 리더기의 편리함에 빠져 전자책을 주로 읽는 파, 혹은 둘 다 사용하거나, 둘 다 사용 안 하시는 분도 있으시겠죠? ^^;


    저는 굳이 따지자면 전자책을 좀 더 많이 보는 '둘 다 사용파'입니다. 종이책에 엄청 빠져보기도 했고, 전자책에 엄청 빠져보기도 했어요. 빠졌다는건 엄청나게 책을 사들였다는 걸 의미합니다. 가지고 있는 종이책과 전자책을 합치면 아마 평생 읽어도 다 못 읽을 만큼 많아요. 독서도 독서지만 책 소유 욕심이 좀 많은 편에 속합니다. 그런데 최근엔 그 욕심을 좀 줄이고 있는 중이에요. 가지고 있는 책부터 차근차근 읽자는 생각도 들었고, 미니멀하게 살고 싶기도 하고, 요즘 전자도서관 같은 게 워낙 잘 돼있어서 집에 가만히 앉아서도 무료로 수많은 신간을 빌려볼 수 있기에 최근엔 꼭 소장하고 싶은 책이 아니면 자제할 줄 알게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종이책, 전자책을 둘 다 경험해본 결과 각자의 장단점이 있더라고요. 오늘은 그 부분을 한번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어느 쪽이 무조건 좋다, 나쁘다라고 할 수 없을 만큼 각자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결국은 개인 성향의 문제인 것 같기도 해요. 먼저 개인적 경험에서 비롯된 종이책, 전자책 각각의 장단점을 알아봅시다. 

    종이책의 장단점

    종이책의 장점 

    • 물리적인 실체가 있어 소유욕, 성취욕을 충족시켜준다 
    • 자기만의 방법으로 자유롭게 줄긋고 메모하는 것이 가능하다
    • 책장을 후루룩 넘기며 훑어보는게(flip through) 가능하다
    • 앞뒤를 왔다갔다 하면서 봐야 하는 책(어렵거나 깊이 있는 책)을 읽기에 더 좋다. 

     

    종이책은 그 물리적 실체 자체가 가치를 지니기도 하지요. 아름다운 표지, 예쁜 책등, 훌륭한 텍스트를 가진 종이책을 소유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움과 충족감을 주기도 하니까요. 실제로 독서를 좋아하시는 분들 중에 책욕심이 없는 분은 찾기 힘들 거예요. 어떤 책 덕후는 집에 책이 너무 많아서 집이 무너질까 걱정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또한 자기만의 방식으로 줄을 긋고 메모를 하고, 그림을 그리는 등 종이책엔 나만의 표식, 나만의 손때를 만들 수 있어요. 물론 저는 종이책에 함부로 낙서하지 못하는 종류의 사람이라 줄을 긋거나 메모 하는 걸 잘 못합니다ㅠ 새 책처럼 온전하고 깨끗하게 보는 편인데 요즘엔 줄도 긋고 마음대로 메모도 하면서 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해요. 근데 그것도 습관이 안돼서 잘 안되네요 ㅋ  또 종이책은 후루룩 넘기면서 아무데나 펴서 훑어보는 게 가능하죠. 전자책으로는 못하는 장점이에요. 서재에서 아무 책이나 꺼내서 아무 페이지나 펴서 읽어보는 것도 재밌거든요. 또 깊은 이해를 필요로 해서 페이지를 왔다 갔다 하면서 읽어야 하는 책도 종이책으로 읽는 것이 더 편해요. 전자책은 여러 페이지를 동시에 볼 수 없고 페이지가 넘어가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주르륵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에 더 최적화되어있어요.  

     

     

    종이책의 단점 

    • 가지고 다니기 무겁다. (특히 여러권이라면)
    • 두꺼운 책인 경우 보기만 해도 심리적 부담감을 준다 
    • 어두운 곳이나 누운 자세로 읽기 어렵다
    • 읽다가 필기도구가 없을 경우 표시하기가 어렵다

     

    종이책은 일단 가지고 다니기 무겁습니다. 그리고 공공장소에서 책을 읽을 때면 표지가 노출되기 때문에 왠지 취향을 간파당하는 것 같아 쑥스러울 때도 있고요. 그리고 유독 두꺼운 책들은 읽기도 전에 부담감이 생기기도 해요. 저는 얇은 책보다는 두꺼운 책을 좋아하는 편이긴 합니다만 그건 소유의 관점에서랄까요ㅋ 그리고 이건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는 점인데 저는 책을 책상에 바르게 앉아서 보는 경우가 거의 없고 편안하게 소파에 기대서, 침대에 누워서 자기 전에 보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자기전에 자장가 같은 개념으로 읽을 때가 많은데 종이책을 누워서 읽긴 너무 힘들더라고요. 어두운 데서 보기도 힘들고요. 그래서 자기 전에는 무조건 전자책으로 책을 읽습니다. 침대에서 쓰는 스마트폰 거치대에 이북리더기를 거치해두고 라이트를 켜고 보면 약간 어두워도 충분히 책을 읽을 수 있어요. 또 종이책을 읽다가 너무 좋아서 표시하고 싶은 부분이 생겼을 때 당장 펜이 없거나 인덱스 테이프 같은 거라도 없으면 난감하더라고요. 그렇다고 책 페이지를 접어놓는 건 용납이 안되고 말이지요. 이런 점들이 제가 생각하는 종이책의 단점입니다. 

     


     

    전자책(ebook)의 장단점

     

    전자책 장점

    • 부담 없이 아무데서나 스마트폰이나 이북으로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독서량이 획기적으로 많아짐 
    • 터치만으로 간편하게 밑줄 긋기, 메모 등이 가능 
    • 밑줄 그은 걸 모아서 보거나, 단어나 문장을 검색해서 찾는 것이 가능 
    • 전자도서관, 전자책 구독(리디 셀렉트나 밀리의 서재 등)을 통해 다양한 책을 쉽게 접할 수 있음 

     

    저의 요즘 독서는 거의 전자책이 80% 이상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전자잉크 이북리더기를 3개나 가지고 있는데요. 킨들, 크레마 그랑데, 리디 페이퍼 프로 요렇게 3개요. 그리고 필요할 땐 스마트폰 앱으로도 언제든 책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종이책으로 읽을 때에 비해서 독서량이 획기적으로 늘어요. 이건 저뿐만 아니라 전자책을 읽는 다른 분들도 공통적으로 느끼는 거더라고요. '전자책으로 읽으면 독서량이 엄청나게 늘어난다.' 일단 물리적인 두께가 눈에 안 보여서 두꺼운 책도 부담감 없이 쭉쭉 읽어나갈 수 있고, 읽는 속도도 더 빠른 것 같아요. 기억해두고 싶은 부분은 터치를 이용해 하이라이트를 해놓거나, 페이지 자체를 북마크 해놓을 수도 있고 나중에 그런 부분만 한꺼번에 모아서 볼 수도 있어요. 그럼 나중에 북리뷰나 서평을 쓸 때 참고하기 편하지요. 혹은 줄은 안 그어놨는데 필요한 부분을 찾고 싶다면 단어를 검색해서 직접 찾을 수도 있어요. 이 부분은 정말 편리해서 가끔 종이책을 읽다가 그 부분이 없는 것이 엄청 아쉽게 느껴지기도 해요. 그리고 요즘 코로나 때문에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기 꺼려질 수 있잖아요. 저는 각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전자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는데요. 도서관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요즘엔 신간도 꽤 많이 업데이트가 되는 편이라 웬만하게 찾는 책은 전자도서관에서 무료로 빠르게 빌려볼 수 있어서 편해요. 꼭 무료 전자도서관이 아니라도 요즘엔 넷플릭스처럼 리디 셀렉트나 밀리의 서재, 스토리텔 같은 유료 전자책 구독 서비스도 많죠. 그래서 다양한 책을 쉽고 빠르게 접하고 읽을 수 있게 된다는 점도 장점인 것 같아요.   

     

    전자책 단점 

    • 책의 물리적 실체가 없어 구매해도 소유욕을 충족시키기 힘듦
    • 그럼에도 종이책보다 가격이 그다지 저렴하지 않음 
    • 깊이 있고 어려운 책의 경우 읽기가 불편할 수 있음 
    • 책 전체 내용을 후루룩 훑어보기가 힘듦  

     

    저는 전자책도 엄청나게 많이 가지고 있는데요. (천 권 단위가 넘어갈 거예요) 대부분이 전자책의 정가제가 시행되기 전 잠깐 싸게 파는 이벤트 대란이 일어났을 때 엄청나게 많이 사들였었죠. 지금은 전자책도 도서정가제에 포함되어 가격이 그렇게 저렴하지 않아요. 종이책과 다르게 물리적 실체가 없고, 오로지 콘텐츠만 담긴 파일인데도 가격은 종이책의 80~90%에 육박해요. 그리고 전자책을 구매하는 건 책을 온전히 소유하는 느낌과는 조금 다르긴 해요. 하지만 책 내용이 업데이트되거나 변경됐을 때 다시 다운로드하면 새로운 판으로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전자책으로 독서를 할 때는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나 소설 종류가 적당한 것 같아요. 깊이 있고 어려운 책은 그만큼 더 개인화된 노트필기가 더 필요할 수 있고, 페이지를 왔다 갔다 하며 볼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북리더기로 보기엔 좀 불편하거든요. 그리고 전자책은 옆으로 한 페이지씩 넘어가고 목차 페이지를 통해 해당 페이지로 이동할 수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휘리릭 넘겨볼 수 있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그건 좀 아쉬워요. 그냥 훑어보면서 어떤 내용인지 대충 알고 싶기도 한데 그렇게 하기엔 좀 번거로운 면이 있죠. 

     

    결론 

    종이책과 전자책 중 어느 것이 더 좋다고 말하는 건 어려운 것 같아요. 각자의 장단점이 있고, 사람의 성향에 따라 또는 책의 성향에 따라 더 맞는 플랫폼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따라 더 편안한 방식으로 읽으면 되는 거지요. 이동시간이 많고 자투리 시간이 많은 사람은 전자책을 이용하면 더 다양한 책을 더 자주 읽을 수 있어 좋을 것 같고, 주로 집에서 책을 읽거나 전문적이고 어려운 책을 주로 읽으시는 분들은 종이책이 더 편할 수도 있겠죠. 10여 년 전 전자책이 막 나오기 시작했을 때 종이책이 사라지냐 아니냐를 놓고도 말이 많았었는데요.  책의 물리적 실체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고 종이로 봐야 편한 텍스트들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종이책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마도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필요에 따라 종이책, 전자책 둘 다 잘 활용하면서 즐거운 독서생활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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